술자리에서 일 얘기만 하는 사람은 슬럼프에 빠진 사람이다
근무시간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칼퇴근을 하는 사람 이 있다. 그런가 하면 근무시간이 훌쩍 지나도 직장 동료와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업무상 정보 교환이 필요하다거나 상담이나 지도가 필요하다거나, 또는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상사의 험담이나 일 얘기만 하는 사람이라면 좀 생각해볼 문제다. 꼭 술자리는 아니더라도 입만 열었다 하면 일 얘기뿐
인 사람은 직장이나 일에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그런 상황을 바꾸지 못하는 자신이 또 답답하고 싫은 것이다.
하지만 이유는 단지 그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은 직장 말고는 마음 붙일 곳이 없다는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일 속으로 더 깊이 몰아넣는다. 이런 타입의 사람은 일은 참 열심히 하지만 잠시 쉬어갈 여유도 없이 헐떡이다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고, 결국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몰린다. 그뿐만 아니라 어쩌다 실패라도 하면 필요 이상으로 나심하고 자신을 탓하기 때문에 그만큼 슬럼프도 길어진다. 그들은 기본적으로는 성실한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를 조금만 가지면 좋은 동료가 될 가능성도 큰 사람이다. 하지만 그대로 나이를 먹어간다면 고리타분한 영감 같은 사람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책상 위가 어질러진 사람은 지나치게 '사람 좋은' 사람이다.
연구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나 작가들은 서재가 순식간에 책이며 자료들로 넘쳐 난다. 고명하신 선생님이라도 "대체 이게 뭐야? 꼭 쓰레기장 같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본인은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야말로 지식 노동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람들! (결코 말이 아니다) 그에 비하면 직장인들이 자기 책상에 놓아두는 자료는 소량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자기 책상과 서랍에 자료를 넣어두는 것은 기본이고 캐비닛도 서류들로 넘쳐 나다 못해 동료 사원의 책상까지 점령하는 사원도 적잖이 있다.
그들 책상은 왜 정리 정돈이 되지 않는 것일까? 또 정리해도 몇 주만 지나면 다시 엉망이 되고 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그들이 '끝맺기' 의식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이 끝나면 그에 관한 자료를 모두 정리하고 다음 일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나간 일도 여전히 질질 끌고 있으면서 '지금 일'에 손을 대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그들은 '마음의 정리' 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깔끔한 성격이 아니라서' 라고 해버리면 그만 일지 모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사람 좋음' 때문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먼지 하나 용납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보다는 인간적이기 때문에 대하기 편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지나간 일의 자료는 한시라도 빨리 정리해 버려야 지금 하는 일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
책상 위가 어질러진 사람은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책상 위가 항상 깨끗한 사람은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하는데,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뉘앙스만 느껴보자.
형식을 너무 앞세우는 사람은 강박관념을 갖고 일하는 사람이다. 예술가나 작가 중에는 약속 시각이나 작품의 마감 일자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너무나 당당하게 어기고 무시하고, 그러고도 넉살 좋게 웃는 사람이 있다. 상대방은 얼마나 곤란할까, 또 얼마나 화가 날까 싶지만 뜻밖에 그 사람도 태연하게 맞받아 웃어주니 '마감일 약속'은 대체 뭐였는지 이상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들은 어떤 난항도 없이 순조롭게 만들어진 예술작품보다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는 산고 끝에 만들어진 작품이 가치 있고 훌륭하다고 믿는다.
예술가나 작가가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 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프로듀서, 편집자, 화랑, 후원자 들인데, 그들은 입으로는 마감일을 말하지만 장애물을 예술가나 작가에게는 부여하지 않으리라 처음부터 다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가 하면 처음 계획에 너무 얽매여서 일정대로만 움직이려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이고, 상품의 질보다는 납품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계약, 약속, 규칙 등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약속을 지키는 것도 사회인으로서 중요한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이 뒤따르지 않는 형식은 빈 수레에 불과하다. 자신이 정한 규칙이나 일정을 엄수 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는 사람은 그 일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항상 뭔가를 점검하고, 또 그것이 자기 일이라고 믿고 있다.
이런 사람은 매사에 진지하고 소심하며 도덕심이나 윤리의식은 높지만, 자칫하면 일의 본질을 놓쳐버릴 위험도 크다. 이런 성격은 타고난 것이라기보다는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융통성 없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얼핏 보면 엄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두려워하고 누군가에게 비난받고 싶지 않은 소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윗사람과 주위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하며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말썽을 웃어넘길 수 있는 사람은 실행력이 있는 사람이다.
서실하고 꼼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 수는 적은 돌을 굴리고 쌓아서 성벽을 만들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결코 띄는 화려한 존재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사람, 회의 중에 누군가 "작년 매출이 어땠더라?"라고 하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작년 상반기에는 O○여고, 하반기에는"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를 갖추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장점은 물론 자신의 한계까지도 잘 알고 있으므로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는다. 따라서 주위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잔심부름이나 시키고 뒤치다꺼리나 하게 한다고 불만을 가진 경우도 있으므로 윗사람은 이런 사람일수록 잘 살피고 배려해야 한다. 이런 사람의 단점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라는 실망과 원망이 크고,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포기하기 쉽다는 것이다.
반대로 큰 돌을 대강대강 쌓아서 돌담을 만들 것 같은 사람은 문제가 발생해도 그다지 동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소한 문제는 콧방귀를 뀌며 웃어넘기고, 큰 문제가 닥치면 오히려 "어디 한번 해볼까, 아자!"라며 여느 때보다 더 의욕을 불태우는 타입이다. 문제 대처에 강해지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사람에게 실행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 바로 그것이 정신을 지탱해주는 기둥이다. 평소에는 조금 덜렁대고 경박해 보이지만 이때다 싶으면 분골쇄신!
조직에는 꼭 필자가 한 몸 아끼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사람. 이런 타입도 필요하다.
큰 돌과 큰 돌의 빈틈을 작은 돌로 차곡차곡 메워가는 조화, 성벽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