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과 소지품은 자신을 연출하기 위한 도구다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마라. '또는 '사람은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다. '흔히들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고가의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분명해." "아직 젊은 사람이 저렇게 비싼 옷을 입다니. 부모님이 대단한 부자군."이라고 멋대로 상상하면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판단이 옳고 그른가를 떠나서, 입고 있는 옷이나 들고 다니는 소지품으로 사람에 대한 평가나 인식이 달라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정도로 옷이나 소지품이 사람의 인상을 좌우한다.
이것은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특히 패션과 소지품에 신경을 많이 쓴다. 얼굴이나 스타일은 그렇게 간단 한 게 아니지만 소지품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자기를 꾸미고 이미지를 돋보이게 해주는 옷은 단순한 방한·방어의 역할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도구인 셈이다. 따라서 패션이니 감각이니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그 모습 뒤에 진정한 자기 모습이 감춰져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화려한 옷을 입으면 마음마저 설레고 들떠서 즐거워진다고 도 한다. 입고 있는 옷이나 소지품을 보면 그 순간의 심리 상태나 감정까지 추측할 수 있다.
화려한 패션을 한 사람일수록 내향적인 사람이다
머리를 핑크빛 으로 물들이고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원색을 넘치도록 사용한 화려하기 짝이 없는 패션으로 온몸을 휘감은 여성.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런 패션을 한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으로 보일까?
① 자기 현시 욕구가 강해서 눈에 띄기를 좋아하는 사람.
② 로맨틱한 성격. 명랑해서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성격.
위와 같은 이미지가 일반적인 의견일 것이다. 외관상의 이미지로 보며 분명 맞는 말이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약간 다르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이것은 어디 까지나 그 사람이 원하는 '이상적인 자기 모습' 일 뿐이다.
나를 좀 더 주목해줬으면. 날 좀 더 이해해줬으면. 나른 사람에게 명랑한 여자로 보였으면…. 이와 같은 심리가 화려한 패션으로 표출되고 있는 거라면, 이 여자는 사람을 사귀는데 서투르고 대인 관계에 항상 불안을 느끼고 있을 확륨이 높다. 말하자면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실은 방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을지 모른다.
평소에는 그러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화려한 패션으로 자기를 치장하고 있을 때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평소에 하지 않던 화려한 패션은 그야말로 평소와는 다른 자기를 연출해보고 싶다는 심리의 표출이다. 따라서 '평소에는 하지 않는 일이지만 과감하게 해버리자! 는 모험심이 강하게 발동하고 있으므로 남성의 유혹에 넘어갈 확률도 높아진다. 때때로 중년의 여자가 반짝반짝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그것은 젊은 아가씨에게나 어울릴 법한 패션을 따라 하면서 아직 젊은 자신을 연출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 마음 저변에는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불안과 쓸쓸함이 묵직하게 가라앉아있을 것이 분명하다.
샤넬 마니아는 다른 샤넬 마니아를 용납하지 않는다
여성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상표, 샤넬. 그 샤넬을 열렬히 사랑하는 샤넬 마니아가 세상에는 뜻밖에 많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샤넬 제품으로 도배한 여성도 있을 정도다. 물론 핸드백이나 담배 사례, 휴대전화 줄 등의 소품까지도 모두가 샤넬이다.
샤넬 이외의 상표는 절대 사지 않는다는 생각이 뼛속까지 사무친 샤넬 마니아. 패션이나 상표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남자 처지에서 보면 그것이 아름답다느니 부럽다느니 하기보다 '이 옷과 핸드백에 도대체 얼마를 쏟아 부은 걸까? 하는 생각이 앞서지만, 샤넬 마니아에게 돈은 그다지 문제 될 게 아닌 것 같다. '고급 상표를 가지고 싶다.'라는 욕구는 그대로 그것을 가질 수 있는 상류 계층의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진다. 핸드백 하나만 고급 상표거나 구두만 딸랑 유명 상표여서는 진짜 상류 계층의 사람과는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상표 지향이 강한 사람일
수록 샤넬 마니아처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샤넬 제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샤넬 마니아들이 (사돈 남 말 한다더니) “저렇게 못생긴 여자가 어떻게 감히 샤넬을 입어? 기가 막혀!"라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에게선 성공 지향과 자기 현실 욕구가 강한 성격도 엿보인다.
샤넬 마니아처럼 철저한 상표 지향은 아니더라도 일단은 명품을 사고 본다는 여자들도 있다. 그녀들은 샤넬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구두는 페라가모, 핸드백은 루이뷔통 하는 식으로 여러 상표를 섭렵하고 있다.
'친구도 가지고 있으니까.' '하다못해 핸드백 만이라도 고급 상표 여야지.' '유행이니까' 그녀들의 변명은 셀 수 없을 지경이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른 행동은 하고 싶지 않다.'라는 동조성이 높고,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은 허세를 부리고 싶은 욕구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제복 숭배자는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낀 사람이다.
이번에는 남자들 사이에 잘 알려진 '의상 연출(costume play 분장 놀의상 연기(costume play 분장 놀이)장 놀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 간호사나 스튜어디스 분장을 시키는 놀이를 말한다. 자기 직업도 아닌 사람이 다른 직업의 제복을 입는 것 자체는 변신 욕구의 표현이지만, 바라보는 사람도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은 그 제복에 이미 어떤 특정한 이미지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의 제복에는 순진, 현신, 상냥함 등의 이미지가 있다. 스튜어디스는 '스타일이 멋진 미인' 지적인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의 말에 의하면, 평소에는 자기가 특별히 상냥하고 발랄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간호사 제복으로 갈아입는 순간 요술처럼 마음이 따뜻해지고 즐겁게 일할 마음이 생겨난다고 한다.
그 외에도 경찰관 제복은 보는 사람에게 엄격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를 심어줌과 동시에 입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 역할을 강하게 의식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고 있다. 따라서 제복을 즐겨 입는 사람은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일에 충실하고 자신의 독자성을 찾았기 때문에 그런 자신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어 하고, 또 실제로 그럴 수 있다.
얼마 전 고등학교를 몇 년 전에 졸업했는데도 세일러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자들이 TV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녀들은 '여고생이라는 상표를 이용해서 그 톡톡 터질 것 같은 '젊음이라는 이미지를 어필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