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임을 자부하는 사람은 나르시시즘적인 사람이다
채식주의자는 성격이 온후하고 육식주의자는 공격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확실히 음식과 성격은 깊은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극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인은 채소와 같은 음식을 먹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환경이라 고기나 생선을 주식으로 먹고 있지만, 명실공히 밝고 상냥한 성격이다. 그런가 하면 채식주의자이유럽 여성 중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난폭하고 호전적 이 사람도 있다. 이런 걸 보면 음식 자체보다는 음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기질과 직결된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즉석식이나 간편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무언가에 구애됨이 없고 애정이나 우정도 담백하고 유연한 타입이다. 그들은 순식간에 친해지기도 하지만 만나지 않는다고 특별히 그리워하거나 슬퍼하지도 않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다. 이런 사람은 어쩐지 인간적인 맛이 덜하고 서운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친구로서는 깔끔하고 사귀기 편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다.
건강식에 집착하는 사람은 자기애가 강한 타입이다.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자기가 오히려 불쾌하고 싫어서 “당신도 당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세요!"라며 훈계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은 좀처럼 보기 드물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항상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기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음식 통이니 미식가니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잘해주는 타입이다. 하지만 '나만 최고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 착각이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내가 너무 좋아! 라고 생각하는 나르시시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는 때로 귀찮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또 라면이면 라면, 스테이크면 스테이크, 이렇게 특정 음식만 고집하는 사람은 집중력이 강한 타입이지만, 한번 빠지면 외골수가 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균형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기는 어려운 성격이다. 특히 연애할 때는 서로의 의견이나 상황이 다를 때도 있게 마련인데, 이런 성격의 사람은 한번 틀어지면 가차 없이 끝내버리고 마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험담이나 소문을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가 칭찬받고 싶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불행은 꿀맛 말하는 사람이 있다. 연예인의 이혼설이나 불륜 의혹 같은 좋지 않은 소문은 연예가 중계의 멋진 이야깃거리다. 아내들은 금방이라도 텔레비전으로 들어갈 것처럼 바짝 붙어 앉아 넋을 잃는다. 남편들은 그에 질세라 스포츠신문이나 주간지에 코를 박고 좋지 않은 소문 기사를 훑어 내린다.
타인의 불행이나 좋지 않은 소문에 강한 호기심을 갖는 것은 어쩌면 '인간 본연의 특성 모르겠다. 직장이나 주택가 혹은 취미 모임이나 학부모 모임 등에서도 어느 집 남편이 젊은 여자하고 팔짱을 끼고 걸어가더라, 어느 어느 회사가 곧 부도날 거라더라 등 온갖 소문이 날개 돋치듯 퍼져 나간다.
흥미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때로는 그것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으므로 무턱대고 부정할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입만 열었다 하면 누군가의 험담만 늘어놓는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 그게 직업도 아닐 텐데 무슨 방송 리포터나 되는 것처럼 바쁘게 뛰어다니며 말을 뿌리고 다니는 사람은 불평불만이 마음속에 쌓이고 쌓여서 급기야는 부패하기 시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개중에는 악취가 풀풀 풍기는 사람도 있다. '주목받고 있는 사람'에 대한 무의식적인 시기, '생각한 것을 능숙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대한 선망, '행복한 가정을 가진 사람 대한 질투.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기를, 자기를 보아주기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불행을 고소해 하고 즐기는 것으로 자신의 불만을 해소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증거로, 행복하고 충실한 삶을 사는 사람은 세간의 좋지 않은 소문에는 거의 관심도 보이지 않고 자기 나름의 삶을 즐기며 잘살고 있지 않은가.